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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리,위미스드유>

동정은 사람다운 감정이다.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사람에게만 있어서다. 자본주의가 심화될수록 사람은 기형화된다. 상대방의 처지를 외면하는것이 기본이 된다. 아니 외면하기 이전에 이해의 여지부터 남겨두지않는다. 충격적인 사건이 생기기 전까지는 공감의 단계까지 가지못한다. 먼저 자신부터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속에서 가족주의는 당연하다. 가족주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존의 본능이다. 켄로치는 영화 <쏘리,위미스드유>이전에도 인정이 메말라 가는 사회에 사실주의와 동정으로 응축된 영상폭탄을 터트려왔다.

옛귀족들의 휴양지였고 지금도 별반 다를바 없는 깐느에서도 관객 들은 영화의 숙연함에 압도됐다.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서야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럴만 했다. 신자유주의화이후에 대두된 특수고용·자기고용문제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민생파탄의 현실을 통렬히 자각하게 한다. 복잡한 착취구조의 세부를 잘 살렸고 11살아이부터 죽음을 앞둔 노인까지 다양한 계급·계층의 불안정한 삶의 표상을 담았다. 누구든 자연스레 동정의 감정이 들고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거장의 예술성이란 이런것이다.

구의역 김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씨사고는 우리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다. 이런 일들이 생겨야 사람들은 비정규직문제를 새삼 인식하고 슬퍼한다. 하인리히법칙에 따르면 1번의 대형사고 이전에 이미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으며 300번이상 의징후가감지된다고한다.이영화의스토리는바로 그300 번에 해당한다. 우리가 이 300번을 놓쳤기에 김군과 김용균씨의 생명까지 잃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영화제목이 <Sorry, we missed you>인 이유다. 로치는 섣불리 대안이나 희망을 말하지않는다. 그저 우리가 놓치고있는 경고성징후를 놓치지않기를 바랄뿐이다. 그래서 더욱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행동은 이해와 공감을 전제로 한다. 로치의 영화는 자본주의사회의 본질을 이해하게 하고 자본주의사회를 사는 민중과 공감하게 한다. 로치가 민중을 대하는 관점은 정의롭고 따뜻하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외부로부터 촉발되는 갈등으로부터건실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성실한 노동자가 주인공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누구보다착하고열심히사는 사람이고생하고있고착취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2016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나,다니엘블레이크>보다 <쏘리, 위미스드유>가 못하다는 프랑스부르주아언론들의 평론은 그래서 잘 이해되지않고 별로 공감되지않는다. 로치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기역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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