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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2000년대 이후 좌경용공논리 안 통해” 생명평화대행진 13일차
  • 나영필기자
    2012.10.24 13:58:25
  • “2000년대 이후 좌경용공논리 안 통해”

    생명평화대행진 13일차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사무실.

    김국남, 김성래씨가 새벽같이 준비한 아침을 먹은후 부산방향으로 향했다.

    어제 경산시청앞에서 꼭 집회는 보고 가고싶다고 해 성래씨와 기자는 대행진단과 경산환경지회의 연대집회가 끝나고 밥차로 갔다.

    국남씨는 집회가 끝나기 십여분전 슬그머니 밥차로 먼저 갔다.

    가보니 운전석과 보조석에 쪼그려 쪽잠을 자고 있었다.

    잠시라도 컨디션조절을 하고 있는 거였다.


    아침에 이슬비가 약간 내렸다.

    보름가까이 지나오며 다행히도 비가 우릴 피해갔다.

    하루정도 오후에 비가 온 것 말고는 날씨가 항상 맑았다.

    이제 10월중순이 지나 밤엔 많이 추워졌고 일교차가 점점 심해진다.

    버스에 탑승하면 항상 해밀씨가 우리 건강을 챙긴다.

    “일교차가 심해졌습니다. 감기약 준비돼 있으니 얘기하세요.”


    어제도 늦게까지 촛불문화제가 있어 다들 피곤한 모양이다.

    기자도 잠을 청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게소까지 가야되는데-”

    수군대는 소리에 눈을 뜨니 고속도로변에서 버스가 멈춰있었다.

    시동을 켰다가 꺼지고 다시 켰다가 꺼지길 여러번 했다.

    청도휴게소가 얼마 남지 않은 곳이다.

    차가 멈춘 걸 아는 문정현신부님이 마침 휴게소에서 휴식중인 철순씨를 만나 차가 멈춘 걸 알려줘 철순씨가 기름을 2통 사들고 걸어서 왔다.

    문신부님은 스타렉스로 이동중이었다.

    기름을 넣고 시동을 걸어도 엔진소리가 시원찮았다.

    “에어가 찼어.”

    결국 레카를 불러 버스를 휴게소까지 견인했다.

    얼굴에 기름때를 묻힌 30대초반정도 돼 보이는 기술자가 도착했다.

    오토바이시동을 끄고 버스 후미를 들어보더니 금새 고친다.

    “2만원만 주세요.”

    대행진기간 절반을 지나오며 겪는 액땜인지 다음날 철순씨가 운전하는 마을버스도 고장났다.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부란자쪽이 문제였다.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돼 다행이다.


    11시 좀 넘어서 부산 풍산 마이크로텍에 도착했다.

    풍산그룹은 대표적인 군수기업체로 마이크로텍은 풍산그룹의 자회사로 반도체부품산업을 맡아왔다.

    풍산자본은 생산물량이 없다며 노동자들에게 연월차휴가를 쓰게 하고 2010년 12월29일 지회와 협의없이 마이크로텍을 기습매각했고 풍산마이크로텍은 주주총회에서 회사이름을 피에스엠씨(PSMC)로 바꾸었다.

    피에스엠씨는 2011년 9월2일 풍산마이크로텍지회에 ‘11월7일 총원30%를 정리해고하겠다’고 공문을 보냈으며 결국 58명을 11월7일자로 정리해고했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2011년 11월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며 풍산그룹의 기습매각의 의혹과 피에스엠씨의 정리해고 부당성을 알리기위해 상경투쟁, 시내선전전 등을 진행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정문출입이 통제됐는데 사측과 협의해 행진단이 들어갈 수 있었다.

    단결투쟁띠를 두르고 있는 조합원들도 방산업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강해 보였다.

    풍산노조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고 연대결의대회를 가졌다.


    1.jpg


    기자는 풍산마이크로텍 문영섭지회장을 만나봤다.

    부산지역에서 노조활동 하기 어렵지 않은지 궁금했다.

    “정권말기라 그런지 호응이 좋습니다. 100만장 유인물을 뿌렸는데 많이 지지해 줍니다.”

    또 덧붙인다.

    “95년도정도까지는 좌경용공논리가 통했는데 2000년대 들어오며 잘 안통합니다.”

    부산이 확실히 바뀌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조합원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들어줄 때 얼마나 힘이 나겠는가.

    사실 79년 부마항쟁의 전통이 있는 부산이 아닌가.


    풍산노동자수는 많진 않았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200여명, 세개사업장 합쳐 1000명정도 된다.

    노태우때 파업이 진압되며 공장이 3개로 분리됐다 한다.

    그때는 6000명정도가 됐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노동자들 대부분이 조합원인데, 여긴 민주노총이고 다른 두개는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다.

    3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나머지 58명 전원 정리해고를 당했다.

    작년 11월 해고이후 사측과의 물리적 충돌도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힘으로 정리시켰다 한다.

    사측이 용역들을 2주정도 배치했지만 조합원들이 밀어냈다 한다.

    위원장은 껄껄 웃는다.

    농성장도 회사안에 있었다.

    또 풍산자본자체가 너무 막나가는 상황이라 지역시민이든 법원이든 곱게 보지 않는다고 한다.

    법원판결에도 현대자동차든 한진중공업이든 약속, 판결을 지키지 않듯 풍산자본도 강제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현실이라 한다.

    유상증자과정에서 카메론금강이라는 곳, 말하자면 사채들이 들어온 것이다.


    2.jpg


    이날 김진숙지도위원도 만났다.

    크레인에서 내려올 때 머리가 희끗희끗했는데 염색을 했는지 지금은 검었다.

    기자는 3, 4회 코리아국제포럼내용이 실린 THE FRONT를 2권 건넸다.

    3회 코리아국제포럼의 표지사진이 그의 캐리컬쳐인데 예전에 봤다고 한다.

    김지도위원은 저녁에 창원에서 회의가 잡혀 있어 이날 저녁 한진중공업에서의 행사는 참가하지 못한다고 했다.

    행진단이 쥬디스태화에서 부산역까지 행진을 하는 도중 김지도위원은 “고생하세요”라며 먼저 창원으로 향했다.


    3.jpg


    부산역에서 잠시 휴식한후 다시 한진중공업공장정문까지 행진을 했다.

    한진노동자들이 준비해준 얼큰한 오뎅국으로 저녁을 먹고 김주익·박창수열사추모행사에 참여했다.

    비전향장기수 안학섭선생도 자리를 함께 했다.

    추모영상에서 9년전 김주익열사를 추모하는 김진숙지도위원의 모습이 영상에 나왔다.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던 김주익의 죽음의 방식이 같은 나라.


    나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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