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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우리 스스로 우리문제를 풀자” 생명평화대행진 10일차
  • 나영필기자
    2012.10.18 18:29:58
  • “우리 스스로 우리문제를 풀자”

    생명평화대행진 10일차


    4.jpg


    대행진 열흘째. 3분의1이 지나고 있다.

    실무자들은 일과중 수시로 10월20일 지리산 실상사 민회준비와 문경새재 ‘귀를 기울이면’ 준비에 손발이 바쁘다.

    다들 용기도 얻고, 눈물도 흘리며, 또 지치기도 하지만 큰 문제없이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10월16일) 말엄마씨가 키우는 로니가 아파 부산에 병원신세를 지고 있어 안쓰럽다.

    지금은 죽었지만 수년간 함께 지낸 메아리(그냥 아리라 부른다)가 생각나 로니를 자주 쓰다듬어 주었다.

    날렵하게 생겼지만 무서움이 많은 게 참 아리랑 비슷하다.

    물론 아리와 달리 낯을 많이 가린다.

    기자도 처음엔 로니를 쓰다듬어 보려하기가 무섭게 녀석은 도망가곤 했다.

    말엄마는 버스를 개조해 캠핑카로 만들어 여행을 하다 강정에 눌러 살게 됐다 한다.

    캠핑카의 절반은 그의 말인 포비의 방이다.

    말엄마가 트럭이나 마을버스도 운전을 잘하는 건 바로 평소 버스캠핑카를 몰고 다녀 그런듯하다.

    포비는 친구들이 돌봐주고 있다고 한다.

    다들 강아지를 좋아하곤 하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말엄마도 처음에는 로니를 떼놓고 올까 생각했지만 출발하는 날 녀석은 차에 딱 올라타 내리질 않았다 한다.

    기자도 이젠 로니와 좀 친해진 거 같았는데 문정현신부님의 트위터로 로니가 아프다는 얘길 접하게 됐다.

    “강정, 로니, 작은 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진료거부! 로니는 아파서 대기실서 이렇게 쓰러져 있고! 말엄마 얼마나 맘이 아프실까!”


    총무역할과 밥차운영 등 ‘안살림’을 맡고 있는 말엄마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는데 로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며칠간 자릴 비우게 된 것이다.

    어느샌가 밥때만 되면 로니와 말엄마, 밥차가 나타나 행진단에 꿀맛같은 밥을 챙겨주고 또 로니의 재롱도 보곤 했는데 실은 로니가 스트레스가 심했다 한다.

    들은 얘기로는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하루하루 숙소가 바뀌는 행진단일정이 호흡이 좀 빠른 장정이라 그랬을 거다.

    지금 로니는 수용성빈혈 확진으로 군산에 요양을 가 있다.

    바베시아증이 의심돼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감식단에 보냈다고 하는데 걱정이다.

    “무지한 엄마땜시 아픈거 같아 마냥 자책중. 관심 감사여. 우린 꼭 이겨낼터이다^^”

    빨리 나았으면 한다는 기자의 말에 카톡으로 한 답변이다.


    말엄마네.jpg

    3-트위터기자 문정현신부님.jpg


    행진단은 울산으로 향했다.

    9시30분, 울산대공원.

    간단하게 행진단을 환영하는 자리를 가진후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까지 행진했다.

    행진전 신짜꽃밴의 두 멤버 조약골씨와 돌고래씨가 준비해 온 돌고래포획을 반대하는 모자와 옷이 인기였다.

    이들은 멸종위기의 남방큰돌고래 등 모든 돌고래포획금지를 위한 핫핑크돌핀스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중인데 고래고기가 ‘전통음식’이라고 알려져 불법포획이 잦은 울산일정을 기다려 왔다 한다.

    ‘진지해 보이는’ 사람들도, 문정현신부님도 이들이 만들어 온 모자를 쓰고 인증샷을 찍었다.

    신짜꽃밴은 오후 2시부터 시작한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앞 집회에서 고래포획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1.jpg

    2-왼쪽 첫번째가 유흥희지회장, 가운데가 강성용수석부지회장.jpg


    행진중 2000년 현대차에 입사해 12년을 일한 비정규직지회 강성용수석부지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진짭니꺼?”

    마침 강부지회장과 동년배인 기자에게 “나이들어 보인다”며 몇번씩이나 반문한다.

    키는 기자와 비슷했지만 덩치는 컸다.

    “아직 용역 아들한테 한대도 맞아본 적은 없습니더. 흐흐흐.”

    현대차 비정규직은 울산, 아산, 전주 모두 1만3000명정도 된다.

    울산공장 7000명중 지난 2003년 결성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1000명정도라고 한다.

    물론 강성용씨는 “조합활동에 적극인 사람은 500명정도 됩니데이”라며 웃는다.

    특근, 잔업을 ‘쎄가 빠지게’ 해서 3000만원정도가 비정규직 연봉수준. 역시나 정규직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건 다른 곳들과 대동소이했다.

    해고자들도 있는데 이렇게저렇게 모아 한달에 70만원정도만 지급된다고 한다.

    비정규지회는 최근 국정조사에 정몽구회장을 증인출석시키는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데 불투명하다고 한다.

    현대차는 2번이나 대법원판결로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문제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

    사측은 3000명 신규고용을 한다느니 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지회는 흔들리지 않고 투쟁중이란다.

    500명이 단결하면 사측에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는지 돌발질문을 해봤다.

    강성용씨는 “7000명 비정규직이 파업하면 공장은 멈춘다”며 “기술숙련도가 있어 사실상 대체인력투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0명 조합원중 활동에 적극 참가하는 500명이 단결해도 큰 힘을 발휘한다”고 자신감을 가졌다.

    강부지회장이 자신의 활동, 지회 조합원들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면에 4만5000명이나 되는 정규직노조나 진보정당 모두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사정도 있다.

    ‘정치권도, 언론도, 종교도 모두 믿을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우리문제를 풀자’는 건 대행진을 시작하게 된 동인이기도 한데 대행진중 만나는 노동자 대부분이 이랬다.

    자신의 조합을 믿고 싸우고 있었다.

    자동차생산라인을 보고 싶어한 기자에게 공장내부를 볼 수 있다며 연락하라고 했다.

    오후일정도 같이 하고 싶지만 공투본회의가 잡혀있다 했다.

    현재 비정규지회장은 수배중이라 조합사무실에서 지내고 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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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jpg


    행진후 도착한 코스트코앞 농성천막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후 코스트코규탄집회를 가졌다.

    코스트코는 울산의 대형마트들과 달리 울산중소상인들의 2, 4주 일요일 의무휴업, 하루12시간 영업, 상생법·유통법 준수 요구들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조례로 규정됐지만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일요일인 이날도 버젓이 불법영업을 하고 있었다.

    코스트코는 FTA 굴욕조항중 하나인 투자자국가소송제(ISD)로 제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구청이 세차례에 걸쳐 코스트코 건축허가를 반려했지만 울산시가 승인했고 중소기업청이 사업개시 일시정지를 권고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오픈을 강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과 전국유통상인연합회울산지부는 이런 코스트코를 규탄하는 천막농성을 46일째 진행중이었다.

    유흥희기륭지회장은 “집회중인데 코스트코 가면 안돼죠”라면서 멀리 농협하나로마트로 자판기를 이용하러 갔다.

    다른 참가자들도 코스트코의 화장실이나 자판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8-토크콘서트.jpg


    이날 저녁 박래군대변인 사회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행진단에선 홍기룡상황실장, 현대차비정규지회와 유통단체, 시민단체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말문이 터지니 갈수록 재미가 더해졌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

    이어진 문화제에선 아이들과 아줌마들의 공연을 비롯해 노찾사출신의 김은희씨, 민중가수 지민주씨가 나와 좋은 노래들을 들려줬다.

    이날 <강정스타일> 노래에 맞춰 춤을 배우는 시간에 참가자들의 호응이 가장 많았다.

    신짜꽃밴의 세리씨가 가르쳐줬는데 아이들, 아주머니들, 노인들이 모두 따라했다.


    나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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