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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그래서 함께 모인 것입니다” ... “성공예감” 생명평화대행진 2일차
  • 나영필기자
    2012.10.07 18:17:33
  • “그래서 함께 모인 것입니다” ... “성공예감”

    생명평화대행진 2일차



    ‘첫날부터 늦으면 안된다!’

    5시30분부터 알람이 울린다.

    몇명이 일어났지만 한두시간밖에 못 잔 사람들은 6시30분이 돼서야 일어났다.

    7시 출발에 맞추려면 씻을 시간이 없다.

    7시에 모인 사람들, 좀 늦은 사람들.

    다행히 대행진단T셔츠를 나눠준 20여분간 다들 보였다.

    행진단원들에게 그냥 T셔츠를 나눠주자 사무국장은 재정을 걱정해야 하는 ‘직업의식’이 발로했다.

    “야, 한개 만오천원이야. 그냥 나눠주면 어떡해?”

    “오늘 시작하는 사람들만 나눠주고 결합하는 사람들은 팔거야~!”

    “만원아냐?”

    “만오천원이야!”

    기분좋은 실랑이를 벌인후 모두 차에 탑승.

    아침을 먹으러 출발했다.


    도착한 곳은 경아네집. 목포에서 마련해 준 꿀맛같은 아침이다.

    박래군대변인(공동상황실장도 겸하고 있다)이 고사에 쓸 소원지를 나눠준다.

    대행진단의 대표단들은 목포의 노동,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의 인사와 간단한 간담회도 가졌다.

    목포의 첫 일정에 결합한 사람들은 문정현, 문규현 신부님들과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는다.

    이제 목포에서의 첫 기자회견과 행진이다.


    행진단은 목포역으로 이동했다.

    신짜꽃밴 세리씨가 주도해 아침체조를 한다.

    강정의 노래가 돼버린 <바위처럼> 노래와 율동으로 한바탕 어우러졌다.

    지나가는 목포시민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9시 정각. 박대변인의 사회로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오늘도 MBC에서 나온 카메라가 보인다. KBS는 좀 늦게와 기자회견은 못 찍고 행진시작장면만 대충 담아 갔다.


    오늘도 대행진의 구호로 시작한다. 대행진단과 목포지역사람들 해서 모두 100여명이 한목소리를 낸다.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

    “함께 걷자!”

    “...”

    “강정에서 서울까지”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구호가 중간에 끊겼다.

    “죄송하다”며 박대변인이 다시 선창하며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목포신안민중연대 윤소하상임대표의 환영사가 있었다.

    “마냥 환영이라는 단어를 늘어놓을 수만은 또한편의 서글픔이 있습니다. 우리의 걸음걸음에는 우리의 절망, 분노, 어쩌면 서글픔까지 딛고 새로운 희망을, 우리가 하늘이기에 그걸 노래하며 서울로 향합니다. 어제밤 배에서 내린 문규현신부님께서 ‘강정에서 서울까지’ 구호를 외쳤더니 신부님이 ‘평양까지 가야지’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강정의 아픔은 분단의 아픔에서 비롯된 것이고, 잘리워진 남쪽의 쌍용의, 기룡의, 용산의, 우리의 강토, 4대강마저 그때문에 시름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가내빈소개가 있었다.

    평통사 배종렬상임대표, 학교비정규직노조전남지부 김신자지부장, 금속노조광전지부 이승환부지부장, 금속노조 영암군지부 민경관지부장, 통합진보당목포시위원회 국순천위원장, 목포신안민중연대 윤소하상임대표, 민주연합노조영암군지부 천형철지부장, 목포시의회 강신의원, 참교육학부모회 목포시지회 박경철지회장, 참교육학부모회 전전남지부장 오승주목사, 영암군의회 이보라미의원, 목포시의회 이인두의원, 전교조목포국립중등지회 권혜경지회장 등 많은 지역단체대표들과 인사들이 참가했다.


    이어 행진단대표로 쌍용차지부 해고노동자의 발언과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기 직전 전교조에서 행진단에 성금을 전달했다.

    강동균회장은 “목포에서 첫걸음을 뗐는데 ‘성공예감’이 든다”며 화답했다.

    ‘그림을 좀 만들어 달라’는 취재진과 사진담당자들에 의해 강회장은 “아 왜 자꾸 그래~”라며 포즈를 잡아주었다.


    그리고 깜짝이벤트. 고사를 지냈다.

    용산범대위 조희주공동대표의 격정에 넘친 축문낭독이 있었다.

    우리대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기원문으로 훌륭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기자가 촬영한 축문낭독영상파일이 필요하다고 제이씨가 요청한다.

    까페에 바로 올릴거란다.


    소원지와 노랗고 파란 잎사귀들을 접어 돼지 저금통에 넣는다.

    고사떡은 역주변 어르신들께 나눠드렸다.


    이제 목포역에서 평화광장까지 행진.

    육지에서의 첫 행진인만큼 모두들 각오가 대단했다. 목소리하며 노래와 춤까지.

    강정에 대한 노래뿐만아니라 노동투쟁가도 나왔고 <인터내셔널가>까지 나왔다.

    문규현신부님이 팔뚝질을 하며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첫날이라 긴장해서인지, 모든 힘을 쏟아부어 그런지 목포와 광주까지 행진간 사회를 도맡아 본 행진상황실장이자 민주노총제주본부 부장원정책국장은 목이 하루만에 쉬어버렸다.

    행진중 목포신안민중연대 윤소하상임대표는 목포에 임금체불문제 등 노동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윤상임대표는 목포21이라는 지역인터넷매체가 과거 있었는데 지금은 운영되지 않는다며 다시 진보매체도 활성화시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행진이 끝나고 행진단은 광주로 바로 이동하지 않고 최장 660일간 원직복직투쟁중인 장기투쟁사업장 보워터의 컨테이너를 찾았다.

    육지에서의 첫 방문지, 첫 연대인만큼 대표단만 잠깐 방문하는 게 아니라 행진단전체가 찾았다.

    외국계기업인 보워터는 자본의 전형적인 2단계정리해고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쌍용의 경우 3단계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처음 조합간부 6명 전원이 징계해고당한 것은 2010년 12월20일, 오늘로 660일이 지났다.

    쌍용차사태가 터진 그 즈음의 일이다.

    조합원 5명이 표적정리해고된 2011년 11월20일로부터는 325일이나 됐다.

    행정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사측은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태욱위원장은 “그간의 과정을 기록한 자료의 배포도 법원에 의해 금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에 꼭 다시 취재하러 올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노조에선 행진단에, 행진단은 노조에 격려금을 전달하는 아름다운 풍경도 연출됐다.

    행진단은 이날 고사에서 모금된 금액의 절반을 투쟁기금으로 전달했다.


    기념사진촬영을 하고, 힘내라고 서로를 격려하며 모두 차에 탑승했다.

    차안에서 김밥을 먹으며 광주로 향했다.


    오후2시경 망월동묘역에 도착했다.

    강정에서 온 분들은 대부분 망월동을 처음 찾아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구묘역, 신묘역을 둘러보며 5.18의 희생자들과 5.18이후의 대학생열사들, 그리고 87년 노동자대투쟁 전후의 노동열사들의 투쟁과 안타까운 이야기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행진단사람들은 국가권력에 의해 짓밟힌 민초들의 희생이라는 점에서 5.18광주민중항쟁과 노동자대투쟁, 그리고 지금의 쌍용차사태, 용산참사, 강정마을구럼비파괴 등은 다 한가지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나의 본질이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신묘역에서 전체가 참배한 후 잠깐 휴식을 취했다.


    드디어 행진단은 광주역에 도착했다.

    많은 평통사회원들, 예비신부들인 가톨릭대학생들 40여명, 청소년들까지 광주역에서 대행진단을 맞았다.

    나중에 문정현신부님은 “광주에서 분위기 보니까 호응이 좋았다”며 “잘 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200여명이 훌쩍 넘은 사람들로 북쩍댔다.

    또 “이때까지 가톨릭대 대학생들이 이렇게 운동에 나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문정현, 문규현 신부님들의 한마디한마디 놓칠세라 경청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실시간으로’ 트위터, 카톡에 글과 사진, 영상을 올리는 스마트폰의 달인 문정현신부님을 보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문신부님은 행진이든 행사든 항상 폰에 열중이시다.


    한켠에선 로니가 뛰어놀다가 힘든지 차밑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니는 말엄마의 사랑하는 아가다.


    기륭 유흥희분회장의 대표발언을 듣고난 후 광주역에서 금남로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을 마치고 잠깐 쉬며 요구르트와 몽셀통통으로 허기를 채웠다.

    광주에서 마련한 저녁식사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지만 촛불문화제를 ‘사수’해야 한다.


    저녁 6시30분 전교조소속 백금렬씨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다.

    시작을 여는 구호를 외치는 사이 통합진보당 이정희전대표가 문정현신부님에게 인사를 건넨다.

    문신부님은 회초리를 때리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이전대표를 꾸짖는다.

    민중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참 ‘멀고도 험한 길’일 것이다.

    이날 진보당의 오병윤의원도 자리를 했다.


    문신부님은 “내가 오늘 이말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저 천주교 신부거든요. 모든 종교인들은 어떤가. 차타고 돌아다니면 천지가 십자가인데 그 십자가는 무엇에 쓰는 십자가인가. 내가 천주교신부인데 내가 욕하는 것은 욕이 아니오. 다른 사람이 욕할때 그게 욕인거야! 스카이와 함께 하는 종교인이래야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허는거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없이 소리쳤습니다. 목이 다 터지도록. 그런데 메아리고 없소.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래서 함께 모인 것입니다. S, K, Y가 함께 모인 것입니다. 정치인이고 정부이고 그 뭐가 됐던간에 소외받은 사람들과 탄압받는 사람들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우리는 보여줘야만 우리의 해방이 있는 겁니다. 박수를 치려면 크게 쳐~!”라고 강조했다.


    “자 그런데 희망이 있습니다. 목포에서 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광주에서 더 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서울로 갑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서울로 번집니다. 이때 아마 대선주자들 우리를 쳐다보지 않을 수 없을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명박 임기가 얼마요. 5년? 며칠남았소? 이명박에게는 하루도 아깝다. 하루전이라도 끌어내리자라는게 우리 목적입니다. 우리 소리가 이렇게 번져서 커져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광주 민중가수와 신짜꽃밴의 흥겨운 공연이 있었고 광주의 청소년영상동아리의 공연과 영상물 상영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흥겨운 대동의 한마당으로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났다.

    춤추며 노래하며 연대하는 SKY 생명평화대행진은 그래서 즐겁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이동.

    남성은 증심사, 여성은 농성동성당으로. 농성중인 성당이 아니라 농성동성당이다.


    그런데 긴급상황 발생.

    증심사 숙소섭외가 안된 것이다.

    버스는 다시 농성동성당으로 귀환해 성당 공간을 임시로 마련해 겨우 해결했다.

    “휴-”

    모두들 “어제 너무 편하게 잤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당연히 예상하고 각오한 고마운 성당에서 잠을 청했다.

    여기가 끝은 아니다.


    5.18재단에서 후원한 통닭이 도착해 다들 맛있게 먹었다.

    재정후원이 아니라 통닭후원50마리(?)가 들어오는 바람에 문규현신부님이 정중하게 거절하게 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성당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참여연대사무처장 이태호상황실장이 여성들의 강력한 ‘지탄’을 받으며 결국 굴복해 재단으로 다시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최종 6마리가 배달됐다.

    성당의 냉장고에 차갑게 식혀져 있는 사이다와 양념반 프라이드반의 훌륭한 야식은 오늘 육지에서의 만만치 않은 첫 일정을 잘 마무리하게 해줬다.

    오늘 상황실회의도 없다.


    내일도 역시 7시기상이다.

    순천이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가야하지 않겠는가.


    나영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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